마루마루 폐쇄 확정

오랜 기간 만화 스캔본을 번역하여 공유해온 대한민국 최대의 불법 번역 사이트인 마루마루 폐쇄가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사이트 폐쇄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민원을 넣고 신고했음에도 마루마루는 끄덕 않고 유지되어 왔었지만 사이트 운영자의 운영 포기로 인해 마침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일본 만화들을 번역하여 올려오던 마루마루 사이트는 현재 하루가 넘도록 점검 메세지만 띄워놓은 상태. 

이 페이지 또한 사라지게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11월에 들어서 그간 규칙적으로 업로드되던 불법 번역물들이 갑자기 띄엄띄엄 올라오면서 폐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용자들의 추측이 있던 상태였는데 이제 거의 확실해졌다고 봐야겠네요.

11월 19일 시점으로 마루마루의 역식자들과 마루마루 운영자인 '붕마루'가 이용하는 IRC 채팅 서버의 제목이 "우리 가게 폐점했습니다."로 바뀌어있으며 기존의 역식자들을 모두 채팅에서 내보냈다고 합니다. 역식자들을 다시 섭외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텐데 사이트 운영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뜻으로 봐도 될 듯하군요.

광고 수익을 80억원 가량까지 올린 사이트를 하루 아침에 닫은 것은 점점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져왔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유력해보입니다.

장시시, 밤토끼 등등 여러 불법 공유 사이트들이 연이어서 단속된 데다가 루리웹에 올라온 한 게시글에 의하면 한국 경찰이 미국의 인터넷 캐싱 서비스 회사의 검열권을 획득하였고 해당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던 마루마루 운영자의 정보까지 노출될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사이트 운영을 그만두었을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제일 현재 상황에 근접한 추측으로 보이는군요. 

(관련글 -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39965986)

물론 손을 놓고 떠났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수사를 더 깊게 들어가게 되면 그 전 사이트 캐시 정보까지 조사하여 운영자 추적은 가능합니다.

비록 많은 한국 작가들을 위협해오던 불법 사이트이지만 그동안 상당한 인지도를 쌓아왔기 때문에 수 시간 동안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는 등 인터넷 여파가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만화계에 종사하는 분들 입장에선 쌍수 들고 환영할 상황.

그 와중에 이용자들 입장에선 무료로 부담없이 즐겨볼 수 있는 만화 사이트가 사라졌으니 아쉽다는 반응 또한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청와대 사이트에 마루마루 폐쇄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이 당당하게 올라오는 재미있는 해프닝 또한 있었습니다. 

애초에 절도 행위를 눈 감아달라는 말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청원자가 30만명을 넘어서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답변이 가능할까 의문이군요. 사실 운영자가 스스로 그만둔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봐야겠지요.

아무튼 마루마루가 사라지면서 앞으로 한국의 서브컬쳐계에 그 영향이 어떻게 퍼지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한편으로는 마루마루가 아닌 다른 합법적인 만화 번역 사이트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정말 감명깊게 보던 작품들은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보게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