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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장편소설 '구해줘'를 읽어보았습니다.

간단한 평부터 남겨보자면 기대 이상이었어요.

이 책의 장르는 초반 로맨스로 시작하기 때문에 로맨스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지루함을 느끼실 수 있겠으나, 제가 장담컨데 그 부분만 참고 넘긴다면 결코 흔하지 않은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이 소설의 첫 장을 펼쳤을 때보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 기욤 뮈소


"이 소설은 대단히 위험하다. 일단 책을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절대 손에서 뗄 수 없기 때문이다." - RTL 


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첫 장부터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고 마지막 장의 에필로그까지 모두 읽었을 때 뭉클한 감동과 함께 눈물이 살짝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어째서 85주 연속으로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는 지 이해할 수 있었고 기욤 뮈소란 작가의 의도대로 많은 행복감과 만족을 느낄 수 있었지요.


이 소설은 2005년 출간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많은 기간 동안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의 최상단에 링크되어 있을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구해줘' 소설로 인해 프랑스 변방 앙티브 출신 기욤 뮈소는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게 되었다고 해요.

특히 이 소설은 빠른 전개, 영상미학의 감감적 요소, 하드보일적인 잔혹함, 미국적인 소설 기법을 적절히 혼합하여 재미를 배가시킨다고 합니다.


소설의 줄거리를 설명해보자면 유명한 배우가 되리라는 꿈을 품은 채 뉴욕으로 온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 보몽'과 어릴 적부터 함께해왔던 아내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괴로운 삶을 보내고 있던 젊은 의사 '샘 갤러웨이'가 있습니다.


줄리에트의 경우,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연기하는 유명 배우가 되겠다는 큰 꿈을 품은 채 뉴욕에 왔지만 현실은 잔혹하기만 합니다.

프랑스를 떠나온 지 1년 만에 가져왔던 돈이 모두 바닥나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그때부터 오디션 대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둥바둥 뛰어다녔습니다.

슈퍼마켓 점원, 병원 청소부, 커피숍 웨이트리스 등 생활비를 벌 수 있을만한 일은 닥치는 대로 달려들었지요.

그러다 자신의 룸메이트인 '콜린'이 남자친구와 동거하기 위해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했을 때 심신이 모두 지쳐있던 줄리에티는 결국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돼요.


샘의 경우, 뉴욕의 세인트 매튜 병원이라는 국립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일 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병원에 출근하기 전에 묘지부터 들르고 있었어요.

그 묘지에 묻혀있는 자신의 아내 '페데리카'를 만나기 위해서에요.

어릴 적부터 페데리카와 샘은 '베드포드'라는 지역에 함께 살고 있었어요.

그 구역은 마약 갱단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골목마다 마약상들과 총으로 무장한 갱들이 득실대는 위험한 지역이었지요.

페데리카의 아버지는 우연히 빗나간 총알에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그 충격으로 페데리카의 어머니는 알코올과 마약에 빠져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페데리카와 샘은 결국 그 구역에서 벗어나는데에 성공하고 결혼하게 되었지만 페데리카는 그 시절의 우울함과 아픈 상처들을 치유하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이렇듯 서로 다른 괴로움을 안고 살던 줄리에트와 샘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요.

줄리에트는 48시간 후 뉴욕을 떠나서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두 사람은 그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으로 인해 잠시나마 함께 있기를 원했던 그들은 48시간 동안이나마 깊은 애정을 나누고 줄리에트는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인공 두 명과 주변인물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그 비행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해버린 것입니다.

이틀 동안이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샘은 프랑스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 채 망연자실하게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수께끼의 여형사 '그레이스'에게 희망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줄리에트 보몽은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현재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에 가슴이 철렁할 소식을 추가로 전합니다.


"나쁜 소식은 줄리에트 보몽이 앞으로 며칠 밖에 살지 못한다는 겁니다."



여기까지가 '구해줘' 소설의 초반 내용 요약입니다.

과연 그레이스의 의미심장한 저 대사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독자들을 매료시킬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이후부터 펼쳐지게 되지요.


그리고 제가 읽고 느낀 이 소설의 특징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너무나도 입체적인 등장인물들


이 책에서는 거의 모든 인물이 입체적이고 생동감을 지니고 있어요.

심지어는 곧 죽음을 앞둔 인물들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사연과 개성이 부여되며, 덕분에 독자는 마치 자기 자신이 소설 속에 들어가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얻게 됩니다.

선역도 존재하고 악마에 가까울 정도의 사이코패스도 등장하며 마약에 찌들어 위태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까지.. 

많은 유형의 사람이 등장하며 대부분 이야기의 진행에 유효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2. 많은 수수께끼와 반전의 연속


미스터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많은 의문과 놀라운 반전이 이어집니다.

10년전을 기점으로 어떠한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거미줄처럼 얽힌 인물들의 인과관계에 의해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며 등장인물들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운명을 결정받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이 책을 덮을래야 절대 덮을 수 없는 많은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요.

책장을 넘겨가면서 수수께끼는 점점 회수되고 마지막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제일 큰 반전이 펼쳐집니다.


3. 장르의 모호


이 책을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독자들께서는 로맨스 장르가 아니냐고 이야기하시고는 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절대 로맨스는 아니에요.

미스터리에 적합한 요소가 굉장히 많으며, 판타지에 적합한 요소도 있고 스릴러, 액션에 가까운 장면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이러면 내용이 복잡하지 않느냐고 걱정하실 수 있겠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없었거든요.

그와 별개로 이 소설의 장르는 정확히 짚어내기가 애매한 것 같아요..^^


4. 다양한 철학


'구해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각각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샘' 앞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그레이스'는 그에게 운명론을 강요하며 사후 세계를 비롯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설파합니다.

하지만 샘은 사후세계와 인간의 운명에 대해 전혀 믿지 않습니다.

의사로써의 삶을 살아왔던 그는 운명은 스스로 정한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결코 사후세계에 대해서 믿지 않고 전쟁과 범죄, 질병 들의 이유를 들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반면에 신부 일을 하고 있는 그의 오랜 친구 '셰이크'는 폐인 생활을 하고 있던 자신을 신앙에 의해 바꾸었으며 자신이 믿는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면서 살아갑니다.

이렇듯 인물들은 제각각의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을 가지게 된 이유도 전부 납득이 가게 되지요.


이 밖에도 더 있겠지만 제가 보고 느낀 특징들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책의 분량은 총 442쪽으로 꽤 많은 분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지루함은 한 번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소설 속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몰입했으며,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의 메세지는 저에게 너무나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기욤 뮈소 작가의 '구해줘'를 읽어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한번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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